미국 내 한인인구 170만 명 시대를 맞이했다. 그 중 미국 LA에만 10만 8,282명(2010,센서스)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런 수치를 반영하듯 미국 LA의 거리에는 ‘바지락 칼국수’, ‘화장품 세상’ 등 눈에 익은 한글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전체 한인의 약 30%가 거주중인 캘리포니아주에는 한인들의 보금자리 ‘LA 한인타운’이 자리하고 있다. 미드윌셔를 중심으로 올림픽 블루바드 지역 등을 포괄하여 ‘코리아타운’이라 불리고 있는 이곳은 거리를 들어서는 순간 한국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1970년대 이민 2세대를 주축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LA 한인타운에는 약 6만 명의 한인들이 거주중이며 전 세계에 있는 한인타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렇게 수많은 한인들이 살고 있다 하더라도 한국인에게 LA는 ‘타지’다. 한국이 아닌 낯선 땅에 뿌리를 박는 일이 녹록치만은 않다는 것이다. 기자는 LA에 터전을 잡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 대학 동문들을 만나 그들의 ‘외국생활 정착기’를 들어봤다. 한국에서의 삶의 도피처로, 개인적 학문에 대한 욕심 등 미국으로 오게 된 계기는 저마다 다양했다.
2013 LA 오렌지카운티한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우리 대학 오득재 동문(치의학·82)은 미국에 온지 올해로 14년째다. 오 동문은 한국에서 ‘잘나가는 치과의사’로 돈도 많이 벌었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미국에 왔다. 그는 “미국 생활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제일 힘들다”고 말했다.
사업에 실패해 미국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들어온 한인들도 있다. 우리 대학 동문 ㄱ 씨는 “사업이 망해 막막해 하던 차,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들고 가족과 미국길에 올랐다”며 “미국에서 정착하기까지 힘들기도 했지만 살아야 한다는 생존본능으로 버텼다”고 전했다. ㄱ 씨는 미국에 온지 10년이 넘어서야 안정된 생활을 가질 수 있었다.
미국 땅에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기는 하지만 각자 개인주의적인 삶을 살다 보니 하나로 뭉쳐지거나 그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LA에 거주하는 한인 ㄴ 씨는 “소수자로 살다보니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가가 쉽지 않다”며 “미국에서 살아가는 전반적인 문제들은 모두 이 문제로부터 발생된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한인들이 미국 내에서 소속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돕는 단체들이 있다. 바로 LA오렌지카운티한인회와 LA전남대동문회, 호남향우회 등이 그것이다. 이들 단체는 한인들을 위한 교육, 장학금 지원, 체육대회, 한인들의 이민사 출판 등 한인들을 한데 모으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인들은 지금 미국 내 다양한 직종에 퍼져 ‘코리아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한인사회의 발전은 한인들의 끊임없는 노력 때문에 일궈낸 성과이다. 지금도 미국에 거주하는 170만 명의 한인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고군분투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