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불빛을 가진 주변 가게와는 달리 세월이 비껴간 듯 다소 예스러운 외관을 가진 후문 ‘옴팡골 콩나물국밥’. 그곳은 1999년부터 현재까지, 23년의 세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학생들의 낙서와 꽹과리, 짚신 같은 소품, 종이 위 투박한 글씨로 적힌 메뉴판에서 향수가 느껴진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한번 방문한 사람은 무조건 단골이 된다는 옴팡골은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이길자 사장(61)은 물가 상승에도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20년간 예전 가격을 고집했으나, 코로나로 손님이 줄어 가게 사정이 어려워지자 지난 3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했다. 그는 가격을 더 올려도 된다며 걱정해주는 손님들에게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 와주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고맙지”라며 오히려 미안해한다.

‘사장님’ 대신 ‘이모’라고 불리는 것이 더 친근해서 좋다는 그는 “학생들에게 밥을 해주고, 학생들이 배불리 먹어주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 씨의 인심을 아는 듯 매번 찾아와 배를 채우고 안부를 묻는 단골손님의 발길은 오늘도 끊이지 않는다.
그는 “전남대 학생들이 다 내 딸이고 아들 같다”며 “건강이 허락해 줄 때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먹은 콩나물국밥 한 그릇은 어디에서도 팔지 않는 주인 이모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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