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재로 인한 청년 개인회생 증가
유대인 교육법, 13살부터 투자 교육 시작

주식을 하지 않는 이들은 주식을 도박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김성현(경영·19)씨는 “어릴 때부터 어른들에게 주식은 위험한 것이라고 배웠다”며 “주식과 도박을 비슷한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김수현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주식투자를 도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주식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니 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식교육의 부족은 무지로 이어지며 이는 주식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은 교육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현재 주식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왜 필요할까? 주식교육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법을 짚어 보았다.

 

합리적 투자 못 하는 청년층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경제 안정화를 목적으로 현금을 풀며, 주식 투자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청년층의 주식 투자비율이 많이 늘었다. 김씨는 “주위 친구들 중 절반 정도는 주식을 하는 것 같다”며 “코로나 이후로 주식을 하는 친구들이 확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에서 조사한 연령별 투자자 비율을 따르면 2020년 청년 투자자들은 2018년에 비해 13% 증가했다.

그러나 늘어난 청년 투자자들과 비례하게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이들도 증가했다. 개인회생은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채무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일정부분 삭감해주는 제도다. 2023년 서울회생법원이 발표한 ‘2022년 개인회생사건 통계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만 30세 미만 청년층의 개인회생 신청 비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0.7%에서 2022년 15.2%로 3년 만에 4.5%나 올랐다. 박종원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는 “청년세대의 개인회생이 증가한 배경에는 금융 교육의 부족이 있다”며 “빚을 내서 과도하게 투자하는 등 위험자산의 투자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어 발생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기에 적절한 금융교육이 있었다면 개인파산은 상당 부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윤리 토대로 한 교과목 개설 필요

박 교수는 “금융윤리를 강조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윤리는 △사기 △부당한 행위 △비윤리적인 행동 등을 방지하고 효율적인 금융 시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덕목이다.

우리 대학에는 경영학부 전공 수업으로 ‘투자론’ ‘재무관리’ 등의 과목이 있다. 수업에서는 기업을 분석하고 최적의 투자를 결정하는 조건을 도출하는 법을 배운다. 그러나 금융윤리에 대해 설명하는 과목은 없다. 또한 청소년기에 충분한 금융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주식에 대해 전무한 상태에서 수업을 듣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투자론 수업을 들은 ㄱ씨는 “교수님께서 쉽게 설명해주시려 하셨지만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입문자가 듣기에는 어려운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독학으로 주식 투자를 공부하다 투자 동아리에 들어간 사람도 있다. 투자 동아리 ‘블래쉬’는 투자 노하우 공유, 투자 기업 분석 등 주식에 대해 배우고 서로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 블래쉬 회장 최건(경영·19)씨는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는 공부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무작정 독학으로 시작했다”며 “막막했는데 동아리에 들어와 공부하니 주식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주식 유튜브, 경제 신문 등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공식적인 교육은 미흡하다. 실제로 금융교육 부재 문제를 개선하고자 내년부터 고등학교에 ‘금융과 경제생활’이라는 새로운 과목이 도입된다. 그러나 필수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이다. 박 교수는 “수능 과목이 아니면 학생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며 “이 과목이 도입된다고 해서 금융교육 부재를 해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이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청소년기 때부터 관련 교육이 필요하다”며 “금융윤리를 토대로 한 금융교과목을 필수과목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국가에서는 어렸을 때부터 각 가정에서 주식·금융교육이 이루어진다. 유대인들은 어릴 때부터 부모님에게 주식 교육을 받으며, 성인식을 치르는 12~13살에 그동안 모은 돈을 가지고 투자를 한다. 어렸을 때부터 주식을 공부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돈을 불리는 재테크를 배우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성인이 된 후부터 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세계 80억 인구 중 유대인은 0.2%이지만, 워런 버핏, 빌 게이츠 등 전 세계 억만장자의 유대인 비율은 30%나 된다.

※ 이 기사를 끝으로 3회 연재한 ‘전대인(全大人) 주식 톡톡’ 기획을 끝맺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교수님과 학생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신 독자 분들께도 감사 인사 드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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