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도움에 보답하고자 일자리 마련
“청년들과 일하니 건강해지는 기분”

이영희(왼)씨와 임용제씨의 모습.
                               이영희(왼)씨와 임용제씨의 모습.

새벽부터 불을 켜고 일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던 어르신은 청년 사장님이 운영하는 샌드위치 가게의 직원이 되었다.

6년째 ‘청춘샌드위치’에서 일하고 있는 이영희(91)씨는 “청년들 덕에 밖에 나와 일하게 되니 너무 즐겁다”며 “젊은 기운을 받아 건강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미옥 청춘샌드위치 대표의 남편이자 청년 직원인 임용제(35)씨는 “바쁠 때마다 가게에 나와 도와주시던 어르신들께 감사해 직원으로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씨가 어르신들과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르신 직원이 첫 휴대폰을 마련했을 때다. 임씨는 “첫 직장, 첫 월급으로 첫 휴대폰을 샀다고 자랑하시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어르신들이 즐겁게 일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임씨 부부와 3명의 청년, 3명의 어르신 직원들은 함께 회식하고 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이영희씨는 “사장님 부부는 우리가 힘들까봐 일을 안 줄 때도 있다”며 “그러면 우리가 먼저 연락하고 도우러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이 허락한다면 앞으로도 이웃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임씨는 지난 2019년 청춘발산마을(마을)에 마케팅 수업을 들으러 왔다가 이미옥 대표를 만나 결혼해 마을 청년이 되었다. 그는 “어르신들은 청년들을 외부인으로 보지 않고 언제나 먼저 도움의 손길을 건네신다”며 “받은 도움을 앞으로 마을에 들어올 청년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임씨 부부는 지난 2021년 서구청 고령사회정책과의 노인 일자리 지원 사업(사업)을 통해 예산을 지원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정책이 바뀌어 개인사업자는 사업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자, 가게에서 자체적으로 월급을 드리고 있다. 임씨는 “서구 사회적 경제 프로그램에서 예비 마을기업으로 선정되어 재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며 “월급을 잘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영희씨가 청춘샌드위치에서 지난달 28일 포장용 샌드위치 상자를 접고 있다.
이영희씨가 청춘샌드위치에서 지난달 28일 포장용 샌드위치 상자를 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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