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건강 문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대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이용자 수가 가장 크게 늘었다. 이러한 증가는 우리사회에서 청년이 겪는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문제가 가장 크다는 점과 과거에 비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에 대한 문턱이 낮아져 더 많은 청년들이 병원을 찾고 있는 두 가지 측면에 기인한다고 본다.
정신질환의 75%는25세 이전에 발생한다. 만성 신체질환이 중년에 시작되는 것과 달리 우울증, 조현병 등 정신건강 문제는 호르몬 변화와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커지는 청소년과 청년 시기에 대부분 시작된다. 전남 의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코로나19 시대 이후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평소의3~4배 이상 증가하였는데, 청년에서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 양식과 사회경제적 구조를 바꾸어 놓았는데, 여기에 청년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 청년들의 마음은 아프고 병들어 가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과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 청년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려는 투자는 결과적으로 의료비와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청년의 생산성과 삶의 질 향상은 사회경제적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에 청년 정신건강을 위한 투자는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해외에서도 코로나19 시대 이후 청년의 정신건강 문제가 크게 악화되어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증가하였다. 청년들이 자주 가는 거리나 대학에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청년 정신건강 정책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20대 청년에서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 중 절반 이상은 정신건강 문제에 기인한다. 신체 질환이 그러하듯이 정신질환도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듯이 정신질환도 얼마나 빨리 제대로 된 치료를 시작하는지가 회복 여부를 결정한다. 때문에 정서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빨리 전문가를 만나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에서도 청년 정신건강을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해야 한다. 보다 좋은 대학의 모습은 구성원인 학생들의 삶 전반에 관심을 갖고 지원할 때 구현될 것이다.
정신의료기관을 찾는 것 외에도 각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방문하면 상담과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전남대학교 정문 앞에는 전국 최초 청년마음건강센터 ‘마인드링크’가 있는데,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보건복지부와 광주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위탁 운영 중으로 광주를 기반으로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서도 정신건강 전문가와 전문의의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정신건강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마인드링크 홈페이지(www.mindlink.or.kr)와 유튜브 채널에서도 다양한 정신건강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우리 사회의 현재와 미래의 많은 문제들은 청년 정신건강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청년이 살만한 사회가 되면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이나 저출산의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의 정신건강이 우리사회의 미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