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애도하고자 준비해"

지난달 27일 열린 추모 집회 현장. 사진제공 박라온.
지난달 27일 열린 추모 집회 현장. 사진제공 박라온.

지난달 22일 학내에서 나체로 자전거를 타다 형사 입건돼 다음 날인 23일 숨진 채 발견된 외국인 유학생 ㄱ씨의 장례가 지난 1일 치러졌다. 장례는 해당 유학생의 가족이 정한 같은 나라의 다른 유학생이 주관해 이슬람 풍습에 따라 진행됐다.

지난달 31일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사인은 자의에 의한 추락사”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 대변인은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지만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ㄱ씨는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다.

지난달 27일에는 ㄱ씨를 추모하는 추모 집회(집회)가 우리 대학 내에서 이루어졌다. 당일에는 외국인 유학생 약 200여명이 ‘우리가 사랑한 친구를 추모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고 ㄱ씨의 연구실을 향해 침묵 행진을 했다.

집회를 주최한 외국인 유학생 ㄴ씨는 <전대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친구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자 무언가 하고자 했다”며 “준비 시간을 고려했고, 학내 캠퍼스 행진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금요일부터 준비했다”고 말했다.

ㄱ씨와 같은 학과에서 공부했던 ㄷ씨는 “ㄱ씨가 숨진 다음 날 국제협력과나 해당 대학원으로부터 아무 말을 듣지 못했고, ㄱ씨의 학과 내에서도 평소처럼 활동이 이루어졌다”며 “관계자들로 하여금 이 일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학생 복지를 높이고자 하게 된 집회였다”고 말했다.

ㄴ씨가 소속된 외국인 유학생 커뮤니티는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경험에 대한 정보를 모아 ‘연대 지지와 청원-전남대학교 정신건강 인식에 대한 구조적 변화 요구’라는 제목의 청원서를 만들었다.

청원서에서는 “이번 참사를 둘러싼 정황에 대한 철저하고 투명한 조사 특히 광주 북구 경찰서와 전남대 기숙사 관계자들의 역할과 대응을 촉구합니다”라며 8개의 조치를 제안했다. 이는 기숙사 직원·대학 관계자가 간과한 부분 확인, 주말 근무 시 학과장이나 대학원의 특별 허가 요구 제도 마련 등의 내용이다. 60명이 서명한 청원서(지난달 31일 기준)에는 “애도와 위로를 건넨다” “연대에 지지한다” 등의 내용이 있었다.

집회를 준비한 외국인 유학생 커뮤니티는 △우리 대학 국제협력과(OIA) △해당 대학원 △기계공학부에 우리 대학 국제학생회 ‘CISA’를 통해 해당 청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ㄴ씨는 “이번 일이 교수님과의 건강하지 못한 관계, 과도한 압력 등 유학생들 사이의 격렬한 토론을 끌어냈다”며 “어떤 사람들은 캠퍼스 안팎에서 인종차별을 겪는 것, 불평등한 업무량과 임금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추모 집회에서 청원서에 서명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사진제공 박라온.
지난달 27일 추모 집회에서 청원서에 서명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사진제공 박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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