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위상 다시 높일 것”
‘열린 총장실’로 소통 강화
지난달 26일 이근배 의학과 교수가 우리 대학 제22대 총장으로 임명됐다. 지난해 9월 총장임용후보자 선거를 마치고 12월 교육부에 추천된 후 76일 만의 일이다. 이 총장은 취임 첫 날 졸업식을 시작으로 27일 퇴임식, 28일 입학식 등 바쁜 일정이 이어졌다. <전대신문>과의 인터뷰는 27일 오후 4시경 대학본부 5층 총장실에서 진행됐다. 이 총장은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에게 선물로 노래를 불러주기 위해 연습하다가 왔다”며 “일정이 빼곡하지만 학생들을 더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Q. 두 번의 출마 끝에 총장으로 취임하신 소감을 듣고 싶다. 어떤 심경이신가?
오랜 기간 선거를 준비했기 때문에 절실함이 있었다.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감이 크다. 기쁘게 취임식을 할 여유는 없다. 어려운 국정 상황에서 거점 국립대 총장이 해야 할 일이 많다. 교육부와 행정부도 이러한 점들을 배려해서 개강과 졸업식 전에 총장 임명을 내린 것 같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학교 발전과 미래를 위해 여러분이 저에게 보낸 변화의 열망으로 받아들이겠다. 우리 전남대학교의 위상을 다시 높이 세우는 것이 4년간의 가장 큰 목표다. 지금은 총장 공백 상태였던 학교를 빨리 정상화 시키고 행정적 일들을 처리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 책임감이 크다.
Q. 지난해 12월 교육부 추천 후 2월 26일 취임하셨다. 취임하기 전까지 꽤 많은 시간이 있었는데, 그동안 어떤 준비를 하고 계셨나?
총장 공백이 6주나 있었고, 선거를 기준으로는 5개월이라는 시간이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준비기간이 생긴 것이었다. 5개월간 우리 대학에 대해 계속 공부했다. 최근 한 달 동안은 총장준비위원회를 꾸려 대학 집행부와 업무 협의를 다 했다. 3월 21일 마감하는 글로컬대학30(글로컬대학)과 3월 12일 마감하는 RISE(라이즈) 체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취임은 늦어졌지만 그 동안에 준비를 열심히 했기에 문제는 없다.
Q. 취임이 확정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는 총장실 문을 활짝 열었다. 이전에는 3중으로 된 문이 다 닫혀있어서 총장이 방 안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게 되어 있었다. 총장실 앞에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문이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나중에는 문을 다 떼어버릴 생각도 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대학의 상징적인 분들을 만나러 다녔다. 우리 대학의 모든 대표자들이 있는 대학평의원회를 방문했고, 이어서 총학생회실, 신문방송사 등에 찾아가 학생들을 만났다. 학생 보건을 책임지는 보건소도 방문했다. 학장단, 학과장, 실과장 등 줄줄이 오찬 모임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는 각종 단체 지부장, 총학생회 등과 세 달간 오찬 릴레이가 예정돼있다.
결론적으로 나의 행정 철학은 ‘소통’이다. 열린 총장실을 만들고 문턱을 낮춰 대학 구성원들과 소통할 것이다.
Q. 대학 운영 측면에서 지난날들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질 점이 있다면?
우리 대학 등록금을 정상화할 것이다. 우리 대학과 비슷한 △경북대 △부산대 △전북대 등에 비해 등록금이 너무 적다. 17년간 등록금이 동결되었던 터라 대학 회계 재정이 너무 적다. △단과대 행정비 △교수 연구비 △학생 활동 지도비 등 예산이 필요한 곳은 많다. 인건비나 공과금 등이 매년 상승하는데 등록금은 동결된 상태에 머무르니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어렵다. 학생들을 위해 첨단 AI 전공 강의실 등을 만들어 주고, 기자재도 채워주고 싶은데 돈이 없다. 등록금 ‘인상’이 아니라 ‘정상화’라고 말하고 싶다. 따라서 4년 동안 2.5%, 3%씩 등록금을 점차 올려서 대학 회계 재정을 정상화할 것이다.
조직개편도 진행할 예정이다. 입학본부를 입학처로 승격시켜 입시 홍보를 강화할 것이다. 좋은 학생들을 데려오려면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입학처 내부에 입시 홍보팀을 개설해 좋은 학생을 데려오는 데에 전남대의 사활을 건다. 대외협력처에도 홍보팀을 따로 신설할 것이다. 홍보 전담팀을 만들고 학내 스튜디오들을 오픈해 방송을 활성화할 것이다. 이를 통해 우수 논문상을 받은 학생도 소개하고, 총장브리핑도 진행하고 싶다.
Q. 예산에 대한 공약이 많다. 구체적인 목표는?
대학이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국가책임사업을 꼭 따와야 한다. 특히 글로컬대학은 올해 꼭 성공할 것이다. 지난번 두 번 탈락한 것에 대한 부담감도 없다. 무조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탈락했던 이유에 대해 교육부에서 컨설팅도 받으며 제대로 준비하고 있다. 광주광역시가 주력으로 삼는 메카(모빌리티, 에너지, 반도체, 인공지능) 산업 등을 이용할 것이다. 총장준비위원회 때부터 오랫동안 준비해왔기 때문에 자신 있다.
글로컬대학 이후에는 라이즈 등 장기 사업을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학생들에게 좋은 강의실을 만들어주고, 교수 연구에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Q. 대학 언론의 예산과 관심도가 지속해서 줄고 있다. 대학 언론에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소통할 건가?
취임 당일 신문방송사를 찾아갔다. 역대 총장 중 취임 한 달 안에 학내 언론사에 방문한 사람이 있었는가. 언론이 살아 있지 않으면 대학은 미래가 없다.
홍보팀과 언론은 다르다. 지성 언론의 비판 기능을 갖고 있는 학생 기자실이 활성화되고, 취업도 잘 될 수 있도록 학생 신문을 대폭 지원할 생각이다. 인재를 키우는 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Q. 학생들에게 어떤 총장으로 불리고, 기억되고 싶은가?
이근배 총장의 4년이 끝나고 나서 학생들이 ‘우리가 더 행복한, 더 자랑스러운 전남대학교에서 졸업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자랑스러운 예전의 위상을 다시 회복하고 싶다. 대학의 위상을 다시 높인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위상을 세운다’는 말은 건물을 세우는 게 아니라 목표를 세우고 사람을 세우는 것이다. 전남대가 지역을 빛내며 예전의 위상을 되찾는 것을 목표로 둔다. 교수 연구 능력, 학생 학습 능력을 키워 사람을 키워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