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칙에 '전학대회 불참 시 징계' 조항
춤·노래 동반해 선거 유세 이목 끌어
오프라인 투표 재도입해 투표율 높여
"강의실 찾아다니며 행사 참여 독려하기도"
학생자치에 관한 학생들의 관심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전대신문>이 학생자치가 활발한 타 대학으로 △서울과기대 △숙명여대 △전북대 △제주대를 알아봤다. 이들 대학은 모두 선거 투표율이나 학생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서울과기대 인문사회대(인사대)는 오프라인 투표를 재도입해 학생들이 지나가며 투표에 관심을 갖고 투표함으로서 투표율이 증가했다. 숙명여대는 학생자치에 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행사를 열고, 전북대는 춤과 노래 등 이목을 끄는 유세를 한다. 제주대는 공과대 회장이 직접 학생들을 만나며 행사 참여를 독려했다.
전북대, 투표율 약 70%·전학대회 참여율 90%
전북대는 총학생회(총학) 선거에서 투표율이 작년 69.98%, 재작년 71.65%로 지방거점국립대 중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다.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 참여율은 전북대의 경우 무려 90% 이상이다. 우리 대학이 지난 학기 하반기 전학대회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전북대는 전학대회 불참 시 징계에 관한 내용이 총학생회칙에 있다. 전북대 총학생회칙 제4절 제48조에 1항 '대의원이 전학대회에 참여하지 못한 때에는 결석계를 의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3항 '무단결석하거나 중앙운영위원회에 의해 결석계 심의에 통과하지 못한 대의원은 대자보, 온라인 등을 통해 무단결석 사실을 해당 단위가 볼 수 있는 공간에 게시해야 한다' 등이 학생들로 하여금 전학대회에 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반면 우리 대학은 전학대회를 규정하는 총학생회칙 4장에서 전학대회 불참 시 징계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없다.
전북대 학생들에게는 학생회 활동이 인기다. 학생회 활동이 취업과 연계되기 때문이다. 전북대 재학생 ㄱ씨는 "학생회를 한 사람에게는 교수들이 대부분 추천서를 써준다"며 "학생회 활동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생회를 향한 학우들의 열정도 높은 편이다. 학생자치에 관한 관심과 열정이 높은 이유를 묻자 ㄱ씨는 “학생회가 학생들과 대학본부 사이에서 소통과 조율을 원만하게 해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이유에 대해 전북대 재학생 ㄴ씨는 "주위 사람들의 투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이유로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했다.
학생회 선거에 관해서도 우리 대학과는 차별점이 존재한다. 지난해 전북대 총학 선거운동본부원은 130명이었다. 우리 대학은 작년 총학 선거운동본부원이 기호 1번 도약은 29명, 기호 2번 기억은 23명이었다.
이외에도 전북대에서는 춤, 노래 등 이목을 끄는 선거 유세가 펼쳐지고 매년 정책설명회와 토론회가 열린다. <전북대신문> 이영재 기자는 "이 행사들은 총학만 필수고 단과대는 선택이지만 경선일 경우 대부분 한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제4장 제18조 제1항의 제3호에 따라 '각 후보 주최의 학외집회 및 행사는 허용하지 않으며 학내행사는 3회 이내로 제한한다' '행사 이외의 선거운동본부 음향기기 사용은 금지한다'와 같이 선거유세에 제한을 두고 있다. 경선토론회와 합동유세도 작년에야 신설됐다. ㄱ씨는 “후보자 간 공약의 차이점이 존재하며, 학생들 입맛에 맞게 학교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투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투표로 투표율 늘리기
서울과기대 인문사회대(인사대)는 2023년부터 학생회 선거 방식을 온라인 투표에서 오프라인 투표로 전환했다. 그 결과 2023년과 2024년 모두 온라인 투표를 시행했던 2022년보다 투표율이 올랐다.
<서울과기대신문>에 따르면 2024년 인사대 노정민(영어영문·21) 선거관리위원장(위원장)은 “오프라인 투표를 진행했던 작년에 학우들의 관심도도 높았고 정족수를 한참 넘기는 투표율을 달성하기도 했다”면서 “학우분들께서 손으로 직접 투표할 수 있게끔 해 학생자치 활동의 의미를 강조할 수 있도록 올해도 오프라인 투표를 선택하게 됐다”라고 투표를 오프라인으로 하는 이유를 밝혔다. 2024년 인사대 선거 투표율은 53.4%로 온라인으로 투표했던 2022년보다 7.68%P 증가했다.
오프라인 투표는 투표소 공간 확보와 인력 배치 등 어려움도 있다. 그러나 노 위원장은 “이러한 노력이 결국 투표의 신뢰도를 높이고 학우분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부기업과 활발한 교류
제주대학교 공과대 학생회는 외부 기업과의 활발한 교류로 학생자치 운영에 도움을 받았다. 이전부터 KT&G 상상유니브와 농협은 공과대 학생회를 지원해 왔다. 오정보(메카트로닉스공학전공·19) 지난해 공과대 회장은 "불편하거나 더 필요한 점들을 요구하며 보다 많은 지원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KT&G 상상유니브에 관해 오 전 회장은 "행사를 진행할 때 필요한 것들을 말하면 물품으로 지원을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농협에서는 공과대 농촌봉사활동(농활)을 지원했다. 농활에 필요한 거주 공간과 요리, 샤워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농협에서 마을 측과 협의해 마을회관을 대관해 줬다.
발로 뛰어 만드는 학생자치
오씨는 학생회 행사 참여율이 낮을 때면 강의실을 찾아다니며 학생들을 설득했다. 그는 “학생들이 하지 않는다고 해도 '같이 해보자'고 계속 설득했다"며 "본인이 하겠다고 마음먹는 게 더욱 중요해 설득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자치에 관한 재미와 흥미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숙명여대에서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8일까지 '2024학생자치주간'을 진행했다. 학생자치주간은 학생자치를 이해하고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프로그램과 오프라인 부스로 이뤄졌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학생자치 유형 테스트 △온라인 백일장 △특집기사 △특별 인터뷰가 있다. 이 중에서 특집기사는 학생자치의 실황을 담은 것이다.
<숙대신보>에 따르면 노신영(테슬·23) 총학 비상대책위원회 교육자치국장은 “학생자치에 대해 느끼는 장벽을 낮추고 쉽게 접근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해당 행사를 기획했다”며 “학우들이 해당 주제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설원희’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타 대학들은 △오프라인 투표 △외부기업과 교류 △학생자치 인식 제고를 위한 행사 △회의 불참 시 징계 등의 노력으로 학생자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오 전 회장은 "시대가 흐를수록 학생자치 활동에 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더 나은 학생자치 활동을 만들 수 있도록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