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부산대·전남대·제주대 학생대표 모여
의결기구 폐회·후보자 부재 등 무관심 문제 지속
“학생회는 서비스센터 아닌 학생자치기구”
“지거국 장점 살려 연대 제휴하자”

<전대신문>이 지난달 22일 온라인 좌담회를 열어 지방거점국립대(지거국) 학생대표 4인과 학생자치 무관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각 대학의 학생자치 현황을 살피고, 무관심 원인과 해결방안,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좌담회에는 △김지완 제주대 총학생회장 △신승환 전남대 총학생회장 △윤윤하 강원대 총학생회(총학) 비상대책위원장 △최수인 부산대 총학생회장이 참여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온라인 좌담회의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지완 제주대 총학생회장 △고민서 전대신문 대학팀장 △최수인 부산대 총학생회장 △신승환 전남대 총학생회장 △윤윤하 강원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지난달 22일 열린 온라인 좌담회의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지완 제주대 총학생회장 △고민서 전대신문 대학팀장 △최수인 부산대 총학생회장 △윤윤하 강원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신승환 전남대 총학생회장이다.

소속 대학의 학생자치 현황과 그에 대한 본인의 평가는?

윤윤하(윤, 강원): 총학 선거 입후보자가 있었으나 서류 미비로 당선에 실패했다. 이에 총학은 약 40년 만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가 됐다. 학생회칙이 부실해 이러한 문제가 생겼지만 학생들의 관심도는 낮지 않다. 낮아지는 추세이긴 하지만 투표율 50%가 유지되는 것을 보니 많이 낮지는 않다고 본다.

최수인(최, 부산): 학생자치 위상이 낮아졌다. 최근 3년 중 가장 많은 보궐선거가 이뤄질 예정이다. 단과대, 학과 30단위에서 보궐선거가 필요한데 아직 출마가 확정되지 않은 곳도 많다. 인문대는 경선이었음에도 투표율이 낮아 선거가 무산됐다. 학생자치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신승환(신, 전남): 작년 학생자치 회의기구 중 1분기를 제외한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가 모두 폐회됐고, 하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도 무산됐다. 이에 심각성을 느껴 대의원들과 계속 대책을 이야기하고 있다.
선거 당선 가능 투표율은 2021년 당시 ‘총학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나아서’ 33.3%로 하향된 것 같다. 그러나 당선인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50%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지완(김, 제주): 학생회 활동하는 학생들의 관심도는 높지만 활동 안 하는 학생들의 관심도가 낮다고 생각한다. 올해 총학 선거(50.9%)는 경선이라 작년(47.3%)보다는 높게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투표율을 높일 고민을 해야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학생자치는 무엇인가?

신(전남): 누구나 학생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대부분 하던 사람이 계속 학생회를 한다. 이게 계속되면 나중에는 학생회 할 사람이 남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학생회를 쉽게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김(제주): 내가 목소리를 내면 ‘누군가 듣고 있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총학이 필요하다.

윤(강원): 학생대표들이 행동해야 한다. 회의기구들이 목소리를 잘 내고, 대학 본부에게 파트너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부산): 학생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학생의 의견이 우선되는 학생자치다.

학생자치 관심도가 낮은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최(부산): 취업이 힘들다는 사회 문제 영향이 크다. 작년 학생회가 모범을 보이지 못해 학생사회 단합이 어려웠던 것 같기도 하다. 학생회가 무조건적으로 잘해야 한다.

김(제주): 후보자 정보나 정책들보다 에브리타임에서 보이는 부정적인 말들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게 문제다. 또한 학생회를 꾸준히 하는 것도 좋지만, 하던 사람만 해서 ‘그들만의 리그’로 느껴지는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

신(전남): 작년 확운위, 전학대회가 무산된 이유는 2가지다. 첫째로 총학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다. 둘째로 계속된 회의 폐회로 ‘어차피 안 열리는데 내가 시간 내서 가면 뭐해’라는 분위기가 생겼다. 올해는 의결기구 폐회, 무산을 막는 것이 목표다.

윤(강원):소모적이고 지나치게 부담되는 서류 준비 과정이 문제다. 서류 미비로 총학이 입후보를 실패한 것이 너무 아쉽다. 학생들이 후보자를 평가해야 하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너무 과도하게 평가한다.

학생자치 무관심 문제의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김(제주):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이 아닌 본인이 주체적으로 하는 활동을 넓혀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제주대는 대동제(축제)를 축제준비위원회(축준위) 없이 총학이 운영해왔다. 그래서 올해는 다른 대학에서 착안해 축준위를 꾸려볼 생각이다.

윤(강원): 비대위라서 공약이 없다보니 눈에 보이는 문제들부터 해결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관심가지는 것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예시로 취업 엑스포 행사가 있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후보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당선 가능 투표율이나 선거인명부 수를 낮춰볼까 고민한 적도 있지만 당장 몇 년만 도움 될 뿐 추후에는 관심도가 더 낮아질 것이라 판단해 철회했다.

최(부산): 소통과 친근감이다. 사소한 결정을 내릴 때도 무조건 학생들과 논의해야 한다. 학생들과 소통하며 서로 피드백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딱딱한 형식에서 벗어나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것도 중요하다. 부산대는 글만 적힌 공지보다 마스코트를 활용한 공지가 학생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을 체감했다.

신(전남): 소통이 최우선이다. 소통 관련 공약을 많이 내세워 온·오프라인 소통창구를 두고 있다. 소속감도 필요하다. 학생들이 본인이 소속된 단위에 소속감을 느껴야 관심도도 커진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학생자치가 나아갈 방향은?

김(제주): 대학 간 네트워크, 연대를 만들고 싶다. 지거국들이 함께 제휴를 맺어 학생들이 전국 곳곳에서 제휴업체 혜택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지방대학의 장점을 살려보자. 라이즈(RISE,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등을 보니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도 중요한 것 같다. 학생들이 학교를 다닐 때뿐 아니라 졸업하고 취업하는 것을 위한 사업도 필요하다.

신(전남): 학생회가 있는 이유는 학생들이 손해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누구도 피해보지 않도록 존재하겠다. 지거국 총학 네트워크는 개강 후에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부산(최): 학생자치 무관심의 가장 큰 문제가 개인의 취업 문제인 것 같다. 우리 학생대표들이 학생자치 활동을 잘하고, 개인의 목표도 달성하는 모범을 보이는 게 학생자치를 활성화할 방법이다. 연대는 국공연(국공립대학교연합 네트워크)이 있지 않나. 이를 활용해 앞으로도 대학 간 소통을 꾸준히 이어나가면 좋겠다.

윤(강원): 학생자치기구의 의미가 잘못돼가고 있다. 학생들이 학생회를 개강 파티, 체육대회 여는 사람들로 생각하는 게 매우 아쉽다. 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피력하기 위해 있는, 학생을 대변하고 자치를 보장하는 사람들이다. 소통과 관심도 좋지만, 관심도가 낮더라도 학생자치기구만이 할 수 있는 사업들은 계속해서 시도해야 한다. 서비스센터가 아니라 학생자치기구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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