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두 번의 총학 부재 발생
잇따라 학생 참여 회의기구 정족수 미달
학생자치 무관심 해소 필요성 언급하기도
투표율은 학생자치 중요도를 알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2016년부터 올해까지 지난 10년간의 총학생회(총학) 선거 투표율을 살펴봤다.
학생자치 걸림돌이 된 투표율
코로나19를 겪으며 우리 대학은 2020년과 2022년 총 2번의 총학 공백을 맞이했다. 학생자치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원인에 대해 김민혁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대학 사회에서 구성원 사이의 면대면 관계 및 상호 유대감이 약화된 것이 학생자치 참여율 저하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2020년에 치러진 2021년 총학 선거의 투표율은 62.09%로 가장 높았으며, 2022년 치러진 2023년 총학 선거의 투표율은 33.7%로 가장 낮았다.
2016년 총학 선거 투표율은 52.1%를 기록해 총학 ‘청춘바람’이 꾸려졌다. 2017년 총학 선거 투표율은 41.43%로 당선 가능 투표율을 넘지 못해 무산되었다. 2018년 총학 선거에는 유권자 51.8%가 투표에 참여해 ‘하다’ 선본이 당선되었다. 2년 연속 총학이 부재하기도 했다. 다음 해인 2019년도 투표율은 32.75%로 당선 가능 투표율을 넘지 못했다.
한편 적극적으로 학생자치를 비판하는 학생도 있었다. 2021년 총학 선거를 통해 ‘바로’ 총학은 투표율 62.09%를 기록해 당선되었으나, 경품 추첨 진행 과정에서 생중계 방송 화면 품질과 경품 추첨 과정의 투명성 부족 논란이 발생했다. 철학과였던 현재환(철학·18) 씨는 총학 탄핵 발의문을 에브리타임에 게시해 비판했다. 이어 한채영(농식품생명화학·18) 부총학생회장의 신천지 의혹이 발생하자 임 회장과 한 부회장은 사퇴했다.<본지 1624호(2021.03.02.발행) 참고> 이후 2021년 5월 진행된 보궐선거에 유권자 44.04%가 투표에 참여해 ‘내일’ 선거운동본부(선본)가 당선됐다.
2022년 총학 공백 이후 △2023년에는 ‘중심’ 선본이 33.7% △지난해 ‘HEYDAY(헤이데이)’ 선본이 36.39% △올해 ‘기억’ 선본이 41.91%의 투표율을 기록해 당선됐으며, 투표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당선 가능 투표율이 변화하기도 했다. 2020년 12월 진행된 총학 선거까지는 과반 득표율일 경우 당선되었으나, 2021년 진행된 보궐선거부터는 33.3%로 당선 가능 기준이 완화되었다. 이는 투표율로 인해 총학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아 개정되었다.
우리 대학은 2017년 총학 선거까지 현장투표소를 운영해 오프라인 투표로 이루어졌다. 2018년 총학 선거는 모바일 메시지를 통한 온라인 투표로 진행됐으며, 메시지 누락자를 위한 현장 투표소를 마련했다. 같은 해 9월에 열린 임시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에서는 ‘온라인 선거 실시에 관한 안’을 부결시켰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가 투표 참여 독려를 이유로 온라인 투표를 시행하기도 했다. 2019년 이후로는 온라인 투표 방식만을 통해 총학 선거를 진행해 오고 있다.
“공동체성 회복 노력 필요”
지난 10년간 우리 대학은 총 4번의 총학 부재가 있었다. 당선 가능 투표율 미달로 총학이 꾸려지지 않기도 했다. 2017년 총학 선거는 삼파전으로 치러졌으나, ‘너에게’ 선본은 ‘중선관위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후보자 자격이 박탈되었다. 이에 선거 보이콧 여론이 형성되어 당선 가능 투표율이었던 50%를 넘기지 못하고 41.43%에 그쳐 투표는 무산됐다.<본지 1573호(2016.11.28.발행) 참고>
이에 우리 대학 역사상 최초로 총학 재선거를 실시했으나 이마저도 당선 가능 투표율을 넘기지 못했다.
2019년 총학 선거는 온라인 투표를 적용했음에도 투표율 32.75%를 기록해 과반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
선거 입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총학이 부재하기도 했다. 2020년과 2022년 총학 선거는 입후보자가 없어 공식 선거 일정이 시작하지 못했다.
우리 대학 총학 선거는 지난 10년 동안 5번의 단선 투표와 4번의 경선 투표를 치렀다. △2016년 △2019년 △2023년 △2024년 총학 선거와 2021년에 진행된 보궐선거는 단선으로 진행되었으며, △2017년 △2018년 △2021년 △2025년 총학 선거는 경선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우리 대학 2025년 총학 선거 투표율은 41.91%로 지방거점국립대(지거국) 9곳의 선거 결과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학 선거에 이어 올해도 우리 대학 총학 투표율은 지거국 중 가장 낮다. 지거국 9곳의 지난해 총학 투표율 비교 결과 우리 대학 투표율은 36.39%였다. 투표율 8위인 경상국립대는 약 9%P, 투표율 1위 전북대와는 약 35%P 차이가 났다. 올해 또한 우리 대학 총학 투표율은 41.91%로 최하위였다. 투표율 8위인 충남대와 약 8%P, 투표율 1위 전북대와는 약 28%P 차이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공동체성 회복은 대학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다”며 “대학 차원에서도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실질적인 학생 자치 참여 저조해
올해 광주캠퍼스(광캠)에 속한 단과대 중 7곳은 학생회가 꾸려지지 않았다. 또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와 확운위 등과 같은 학생 참여 회의기구가 정족수 미달로 인해 무산됐다.
광캠 15개 단과대 중 7곳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운영돼 학생들의 자치 무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6일 진행된 2025학년도 단과대 학생회 선거를 통해 광주캠 15개 단과대 중 총 8곳의 학생회가 꾸려졌다. 하지만 △간호대 △경영대 △사범대 △생활대 △예술대 △의과대 △인문대 총 7개 단과대는 학생회 선거 출마자가 나오지 않아 학생회가 꾸려지지 않았다. 그 중 인문대는 학생회 선거 출마자와 더불어 비대위원장도 공석이었다. 이후 지난달 11일 정예은(일어일문·21)씨가 비대위원장이 되어 공백이 메꿔졌다.
학생 참여 회의기구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도 저조하다.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되었던 2023년도 상반기 전학대회가 정족수 미달로 중도 폐회됐으며, 9일 뒤 개최 예정이었던 1차 확운위는 개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전학대회는 개최 정족수 미달로 2018년 하반기 전학대회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총학 결산보고, 2025년 학생회 선거 일정 논의 등과 같은 주요 안건 논의가 미뤄졌다.
2023년 사범대 학생회 ‘존중과 실천’은 연차보고서에 학생들의 학생자치 무관심 해소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들은 무관심의 원인으로 △학생회가 학우에 대해 무관심하며 △학생회가 어떤 조직인지 모르는 학우가 많고 △시대 변화에 따라 대학 문화가 변화함을 내세웠다.
총학 선거 당선 가능 투표율을 기존 33.3% 이상에서 다시 과반수로 되돌리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연차보고서 필진으로 참여한 유성민(물리교육·21) 씨는 지난해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 대의원에 투표율 개정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는 학생대표의 정당성을 높이고자 총학 당선 가능 투표율을 과반수로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열린 중운위에서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지 못해 제안서는 부결되었으며, 기존 당선 가능 투표율이 유지된 채로 2025년 총학 선거가 진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