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통해 5·18 체감할 수 있어”
“5·18 역사 있어 12·3 내란 극복해”
전국 대학생 광주 기행 ‘오월봄’에서 5·18민중항쟁(5·18)을 해설하는 오기영(사학·24)씨는 멀게만 느껴졌던 5·18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행사를 소개했다. 오월봄은 전국 대학생들이 광주에 모여 5·18 사적지에 대한 해설을 듣고 문화제에 참여하는 행사다. 오씨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오월봄에 참여한다.
제주도에서 온 그는 “제주 4·3이라는 아픈 역사가 있어서 광주에서도 자연스레 5·18에 관심이 생겼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오월봄에 참여하며 5·18에 대한 인식이 바뀐 그는 “이전에는 5·18이 엄숙하고 멀게만 느껴졌다”며 “직접 사적지에 가고 해설을 하다 보니 5·18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 명, 한 명 평범한 광주 시민과 학생들이 나라를 올바르게 만들고자 하는 고귀한 의지가 있어 항쟁이 일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설사로서 오씨는 5·18 사적지를 설명하며 참여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작년보다 해설을 더 잘하고 싶다는 그는 “작년에 처음 해설을 할 때는 ‘잘못 전달하면 어쩌지’ 하며 걱정하느라 머뭇대기도 했다”며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 받았던 만큼 이번에는 내가 다른 이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국립5·18민주묘지는 오씨가 해설하기 가장 힘들었던 장소다. 그는 “많은 희생자들이 묻혀있다 보니 마음이 무거워져 해설에 부담이 갔다”며 “해설에 약간의 오류도 보이면 안 되겠다는 강박감이 들었다”고 당시 감정을 밝혔다.
오씨는 5·18 사적지 중 ‘전일빌딩 245’가 가장 흥미롭다. 그는 “전일빌딩에서 발견된 총알개수가 245개라 이 이름이 지어졌다”며 “이후에 추가로 총알이 발견되었는데 이름이 바뀔지 궁금하다”고 이야기했다. 전일빌딩에 박힌 탄흔에 대해서 그는 “위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탄흔이 헬기가 발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전두환 회고록의 발포 부인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전일빌딩에서는 지난 2020년 2월 19일 25개의 탄흔이 추가로 발견됐다.
오씨는 “5·18은 전두환 세력이 정권을 잡으려 선포한 계엄령에 시민들이 저항하며 일어난 사건이다”며 “민주주의 항쟁들로 인해 지금의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가치를 12·3 내란이 무너뜨리려 했지만, 5·18의 정신과 역사 덕에 충분히 저항해 위험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이유들로 “과거가 현재를 도왔다”고 표현했다.
5·18의 중심이었던 우리 대학의 오월봄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오씨. 우리 대학과 광주의 참여가 더 많이 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는 “오월봄이 학습과 연대뿐만 아니라 5·18을 소재로 즐길 수도 있다”고 학우들에게 오월봄 참여를 추천했다.
오월봄은 오월봄 준비위원회와 진보대학생 넷이 주최해 2017년부터 이어져 이번이 9번째 행사다. 이번 9기 오월봄은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2일간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