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추진 위해 청와대 앞 삭발 농성도
“전남대 도움 없어 아쉬워”
“후대에 5·18민주화운동(5·18)의 역사를 남기기 위해 옛 전남도청(구도청) 복원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옛 전남도청 지킴이’(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추혜성(67)씨는 2,764일째(4월 2일 기준) 구도청의 완전한 복원만을 기다리고 있다.
5·18 당시 20대 청년이었던 그는 “유리 조각을 밟아 피를 흘리며 계엄군으로부터 도망치던 순간이 생생하다”며 “내 운명이 5·18과 연결된 것이라 생각해 이곳에 인생을 바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5·18 시민단체인 오월어머니집 이사로 활동하던 추씨는 구도청 별관 건물이 아시아문화전당 사무실이 된다는 소식에 오월어머니들과 구도청을 찾았다. 실내에 들어가자마자 큰 충격을 받았다는 추씨는 “원래 구도청 별관 건물은 낡아서 사무실을 만들 수 없는 상태였다”며 “엘리베이터까지 있는 아예 다른 건물이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훼손된 구도청의 모습에 복원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복원을 위한 농성을 시작했다.
이후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복원 약속을 받았지만 사업이 진행되지 않자 청와대 앞에서 삭발 및 단식 투쟁도 했다. 추씨는 “비를 맞으며 삭발했었다”며 “말뿐인 약속이 아니라 진짜 복원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복원이 결정된 후 협력 기관이 선정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추씨는 “당연히 5·18 최초 발원지인 전남대가 신청할 줄 알았다”며 “도움을 주지 않아 크게 실망했었다”고 말했다. 협력 기관 선정은 3차례 진행됐지만, 1차와 2차 때는 제안서를 제출한 기관이 한 곳도 없었다. 그는 “3차 때 조선대 산학협력관이 손을 내밀어 다행이었다”며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오는 2025년 구도청 복원이 완료되면 추씨의 오랜 기다림도 끝이 난다. 그는 “처음에는 1년 안으로 끝날 줄 알았던 농성이 9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젊은 세대가 5·18을 기억할 수만 있다면 몸 바쳐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완공 되고 나면 해냈다는 자긍심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16년 9월 7일 시작된 그의 농성은 구도청이 완공될 때까지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