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 전 던진 출사표로 사전 선거운동 논란도

제54대 총학생회 선거 정책공청회가 지난 13일 오후 7시 교육융합관 사림홀에서 열렸다.
제54대 총학생회 선거 정책공청회가 지난 13일 오후 7시 교육융합관 사림홀에서 열렸다.

4년 만에 우리 대학 총학생회 선거(선거)가 경선으로 이루어진다. 오는 26일 진행되는 2025년 제54대 선거에는 김의종(경제·19) 정후보와 정다은(국어교육·22) 부후보의 ‘도약’ 선거운동본부(선본)와 신승환(고분자융합소재공학·19) 정후보와 진영채(임산공학·22) 부후보의 ‘기억’ 선본이 출마했다. 

두 정후보는 단과대 회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김 정후보는 작년 경영대 학생회장을 맡았고 신 정후보는 올해 공과대 학생회장을 맡았다. 김 정후보의 경우 올해 제53대 총학생회(총학)의 중앙집행국장이자 용봉대동풀이 ‘전대미문’ 축제준비위원장(축준위장)이기도 했다.

김 정후보는 축준위장을 사퇴하는 과정에서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우리 대학 선거시행세칙(세칙)에 따르면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등록 마감일 10일 전까지 각급 임원을 사퇴해야한다. 그러나 축제 날짜가 밀리며 등록 마감일이 다가왔다. 김 정후보는 축제가 시작하기도 전에 축준위장에서 사퇴했다. 재학생 ㄱ씨는 “축제가 시작하기도 전에 축준위장에서 내려오는 건 책임감이 없는 행동 같았다”고 말했다.

김 정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선관위)에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지난 6일 중선관위는 김 정후보가 중앙집행국장과 축준위장을 사퇴했음에도 지난 5일 대동제 사업에 참여한 사실을 파악했다며 도약 선본에 경고 1회의 징계를 통보했다. 김 정후보는 “축제 첫날 캠퍼스를 둘러보다 펜스 설치를 도와줬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고 1회는 이의제기를 통해 다음날 주의 1회로 정정되었다.

신 정후보 또한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소란이 있었다. 후보자로 등록되기도 전에 출사표를 올리며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이다. 세칙에 따르면 후보자가 사전 선거운동을 했을 경우 중선관위의 판단에 따라 해당 선본에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중선관위에 따르면 사전 선거운동은 선거 공고일부터 선거 등록일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즉 신 정후보가 출사표를 올린 시점은 선거 공고일이었던 지난달 24일보다 이전이었던 지난달 17일이기에 사전 선거운동이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란만 기억하는 경우도 있었다. ㄴ씨는 “당시 공대 회장이 출사표를 올리며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 뒤로 어떻게 됐는지 몰랐다”며 “딱히 찾아보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19시 교육융합관에서 약 4시간가량 진행된 정책공청회(공청회)에서는 약 60~70개의 질문이 오가며 두 선본의 각기 다른 기조가 드러났다.

기호 1번 ‘도약’ 선본의 김의종 정후보(왼)와 정다은 부후보

도약 선본은 학내 한국사 시험장 유치 등 이미 기반이 마련된 사업을 이어 하는 공약이 많았다. 김 정후보는 “새로운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학생들이 바랐던 공약을 다시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반해 기억 선본은 10일 연속 연휴 등 새로운 공약이 많았다. 신 정후보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도약 선본이 주요 공약으로 내건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및 기사 시험 교내 시험장 유치’는 현 총학이 교직원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완료하지 못했던 사안이다. 정 부후보는 공청회에서 “시험장 감독은 교직원이 필수이나 교통 정리와 같은 기본적인 운영 관리를 학생회에서 맡겠다고 전달했다”며 “진리관 측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인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억 선본에 비해 “새로운 공약이 없다”는 평도 있었다. 공청회에서 “올해 인문대가 진행했던 5·18민주화운동(5·18) 기념사업과 도약의 5·18 기념사업 공약 설명이 동일하다”는 말에 정 부후보는 “당선된다면 학생들이 직접 주먹밥을 만들 수 있게 하겠다”며 “5·18 영화를 상영하는 게 인문대와 가장 다른 점이다”고 말했다.

 

연휴 공약, 학습 침해 우려도

기호 2번 ‘기억’ 선본의 신승한 정후보(오)와 진영채 부후보.
기호 2번 ‘기억’ 선본의 신승한 정후보(오)와 진영채 부후보.

기억 선본의 ‘10-10-10 연휴 만들기’ 공약은 내년 10월 10일을 휴일로 지정해 총 10일의 연휴를 누리게 하겠다는 내용이다. 신 정후보는 “연속된 연휴를 누리며 학업을 재충전할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까봐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억 선본의 또 다른 주요 공약인 ‘학우사랑장학금’은 학생회 임원들이 받고 있는 장학금 일부를 가져와 학우들을 위해 쓰겠다는 내용이다. 공청회에서 “학생회 임원들은 장학금이 본인의 권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하자 신 정후보는 “학생회 임원이 장학금 때문에 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운위 내용 쉽게 공유하겠다

두 선본이 중요하게 언급하는 키워드는 ‘소통’이다. 어떤 학생회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공통적으로 학생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두 선본은 각 단과대 회장과 총학생회장이 참여하는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의 내용을 쉽게 알리기 위해 도약 선본은 ‘열린 중운위’, 기억 선본은 ‘정례브리핑’이라는 공약을 세웠다. 열린 중운위는 중운위의 안건과 일정을 사전에 공개하여 관심 있는 학생들이 언제든 참관하고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례브리핑의 경우 중운위에서 이루어지는 총학생회 활동보고를 1분 내외의 영상으로 제작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이 외에도 학생회비 사용 내용을 월마다 공개하거나 학생증 디자인을 개선하는 등 두 선본의 같은 공약도 많았다. 이번 선거는 오는 26일 온라인 투표로 시행된다. 재학생은 문자로 오는 투표 링크를 통해 8시 반부터 18시 사이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투표 참여율이 33.3%가 넘지 않을 경우 바로 다음날 연장투표가 진행된다. 선거 결과는 당일 20시 중선관위 홈페이지와 SNS에 공개된다. 투표 링크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여수캠퍼스 선거도 같은 날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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