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는 무슨 색이야
노란색
커큐민이 몸에 좋대
난 쓴맛은 싫은데
당근과 양파 그리고 감자가 있어
푹 녹아내린 녀석들은 달 거야
고소하겠지
큰 스테인리스 냄비가 달아오른다
뒷짐, 기다림
온전히 퍼지는 시간, 십오 분
방 어디에 있든 맡을 수 있어
언니의 걱정을
언제 올 거야?
적셔진 밥알은 뭉개지기 좋다
가루가 뭉친 부분이 있다
처음, 어색한 모습
잠옷을 입은 나는 오른손으로 밥을 먹고
외투를 벗지 않은 언니는 왼손으로
내 볼을 쓰다듬었다
다 먹을 때쯤?
냄비는 아직 뜨겁다 식으려면 한참
열기는 나에겐 거칠다
쓰다듬기에는 온기 정도가 적당
놓고 간 그림이 거울이었다면
그곳에서 맡을 수 있는 것은 커큐민 향기
어지러운 식탁이 정리된
촉촉한 유리면 안쪽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아프지 말아
아픔은 그을음을 남기며
보는 것만으로 붉게 상기되는 수은 발린 유리
난 오늘도 견디기 힘든
기억을 물에 담가 죽이는 상상 중
차솔빈(경영·17)
news@cnumedi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