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기다랗다고 쓰고
기다란 방에 누워 있다
지겨운 이 표정 좀 치워줄래
나 이제 그만 우울하고 싶어

짧았던 새벽 5시
온갖 기억들이 밤을 뒤집어쓴다
감지 못한 눈이 천장에 떨어져 있다

몇 번이나 방을 들락날락하는
기침 소리
멀리 떠난 네가 달랜 마음은 동그랗게
총총한 눈망울들이 젖은 우리의 일기장을 훔쳐본다

전자 제품들
책들
아마 냉장고
아마 알약들
아마 전자레인지
아마 생수
엉켜서 만든 시들
따라 쓰던 어제는 반나절을 기절했다


에서 깨어나도 끝나지 않았던

할 말을 모두 잊어버리고 돌아와서 혼자
날 기다렸어?
미안해
하지만 우린 저기까지였잖아

0걸음이 무거워 그림자만 남기는 시
0걸음을 아니?
0걸음은 무거워
그림자도 날 떠나는 시간에
죽은 나를 따라 하고 있는 천장
나는 다음을 위한 거였음

(조용히 귓속말
WAKE UP, 이제 일어나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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