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총회, 5·18 재현 가두행진도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14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까지 11일간 학내 곳곳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이루어졌다. 우리 대학 총학생회(총학)를 비롯해 △교수 △단과대 △학과 △학생 개인 등 10개 이상의 시국선언문(선언문)이 발표됐으며, 총학은 비상계엄 대응 기획단을 구성해 학생총회(학총)를 소집하고 전남대학교 총집회를 진행했다.
최성광(불어불문·17)씨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며 “우리나라의 대외적 공신력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생각하며 큰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잠깐 멈출지언정 절대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총집회에 참여한 윤동규(생활복지·22)씨는 “광주 시민 총궐기대회에서 탄핵을 바라는 시민이 정말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안주희(미디어커뮤니케이션·21)씨는 탄핵안이 가결된 현 시국에 대해 “앞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며 “뉴스를 계속해서 확인하는 등 끝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음 한뜻으로 윤 대통령 규탄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총학은 학교 측에 연락을 취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어 다음날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6일 중앙운영위원회 차원에서도 ‘우리 대학 학생 대표의 이름으로 대통령 윤석열의 퇴진을 명한다’는 선언문이 발표됐다.
△법전원은 재학생 134명이 연서명 명단을 공개해 ‘사법부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윤석열을 처단하라’는 성명문을 냈으며 △인문대 운영위원회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도 선언문 발표에 동참했다. 정치외교학과 재·휴학생 및 동문 83인은 민주주의를 위한 모임 ‘행동하는 양심’을 결성해 지난 12일 선언문을 게시하고 다음 날 5·18민주광장에서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현 상황을 정치학도로서 더 이상 묵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국 단위의 협회와 공동 선언문을 낸 단과대도 있었다. △간호대는 대한간호대학생협회와 △수의대는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 상임위원회에 동참해 입장을 밝히고 △사범대는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사범대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 전국사범대학생회연합회 차원에서 사태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했다.
집단이 아닌 개인의 이름으로 선언문을 발표한 학생도 있었다. 김지원(심리·24)씨는 “함께 목소리를 내주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으로 영문을 포함한 3개의 성명문을 자신의 SNS 계정에 올렸다. 박세영(특수교육·23) 정의당 전남대학교 학생위원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과 학내 곳곳에 대자보를 게시했다. 그는 “윤석열을 내란죄로 처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최씨도 ‘5·18정신을 짓밟은 12·3 윤석열 쿠데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과 학내에 게시했다. 최씨는 “우리 대학은 비상계엄에 관한 큰 아픔이 있는 학교다”며 “지난 민주화 선열들에 대해 한 점 부끄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실명으로 선언문을 발표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지난달 7일 우리 대학 교수 107명의 시국선언 이후 교수회 차원에서 추가적인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지난 4일 김재관 교수회장은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한 대통령 윤석열을 거부한다’는 선언문을 포털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스스로 헌법을 무시하고 선동한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대학 교수 일동은 지난 6일 성명서를 통해 △위헌적 비상계엄과 내란을 선동한 윤 대통령 즉각 퇴진 △국민의 힘의 탄핵대열 동참 △탄핵 불발 시 전 국민과 함께 윤 정부 퇴진 운동을 끝까지 전개할 것을 밝혔다. 해당 글은 지난 12일 오후 우리 대학 민주마루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촉구 궐기대회’에서 발표됐다.
총학은 ‘비상계엄 대응 기획단’을 꾸린 후 지난 12일 학총을 소집했다. 학총은 개최 정족수 1,426명을 채워 개최에 성공했다. 윤 대통령 퇴진 결의안은 총 투표수 1,500표 중 찬성 1,467표, 반대 5표, 기권 28표로 가결됐다. 당일 학생총회는 의장인 이홍규(사회·20) 총학생회장의 소집 요구로 약 3년 만에 열렸다.
학총의 개최에 대한 후속 대응으로 탄핵 재표결 당일인 14일에는 5·18광장과 광주광역시 일대에서 총집회가 열렸다. 행사에서는 우리 대학 구성원의 연설 및 선언과 우리 대학 정문에서 시작해 정문까지 이어지는 5·18 재현 가두행진이 진행됐다. 행진 종료 후에는 ‘광주 시민 총궐기대회’에 합류하여 윤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을 지켜보았다.
